주식/투자방법

유상증자는 호재일까 악재일까?

워렌주니어 2024. 2. 25.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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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유상증자는 왜 할까?


2. 기업이 유상증자 할 때 주의사항


3. 자본잠식의 판단시점

 

유상증자는 왜 할까?

유상증자 보통 시장에서는 일반적으로 악재로 반응합니다. 새로 조달한 자금이 설비투자나 연구개발비로 쓰이는 경우에는 호재가 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주가가 하락합니다.

새로 발행하는 주식이 기존 주식과 같은 권리를 가지면서도 더 싼 가격에 발행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본인이 새로 장만한 핸드폰이 다음 주에 갑자기 20%로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된다면 기분이 나쁘겠죠.

그렇다면 기업은 이렇게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증자를 무슨 목적으로 하는 걸까요?

회사가 유상증자할 때는 기본적으로 그 목적을 공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유상증자 할 때 주의사항

태양기전이라는 회사의 공시 내용을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1,250만 주를 새로 발행하는데 증자 전의 발행주식 총수는 750만 주였습니다. 기존 주식보다 더 많은 주식이 새로 발행된다는 것입니다.

증자방식을 확인하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라고되어 있는데요. 기존의 주주에게는 새로 발행하는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우선적으로 주고, 기존 주주가 인수하기를 거부한 실권주에 대해서는 일반인들의 청약을 받아서 배정하겠다는 애기입니다.

이렇게 조달할 예정인 총 268.75억 원은 시설자금 투자로 50.4억 원을, 운영자금으로 218.35억 원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공시에서 밝혔습니다.

이처럼 증자를 할 때는 '자금조달의 목적'을 포함하여 공시하도록 하고 있으니 해당 내용을 꼭 확인해야 합니다.

단, 여기서 몇가지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첫 번째로, 회사의 애기를 철석같이 믿지 않는 것입니다.

다음은 태양기전 유상증자에 대해 보도된 기사 내용 중 일부입니다. 태양기전은 열전사 글라스 생산설비 확충 등을 위해 268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결정했다고 24일 공시했습니다.

태양기전은 이번 증자대금을 신공법으로 승인받은 열전사 글라스 생산설비 확충에 사용해 Capa를 최대 월 500만 개로 대폭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대표는 "올해 6월 중국 천진법인의 토지사용권과 건물을 매각하고, 왜관 공장을 매각하는 등 전사적으로 구조조정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이 같은 노력과 2조 원대의 시장 규모를 지닌 열전사 글라스의 가능성을 증권사들도 높게 평가해 유상증자가 진행될 수 있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과연 이 회사 대표의 말은 사실이었을까요?

두 번째로, 신문기사도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회사의 공시나 신문기사처럼 남의 애기만 듣고 많은 정보를 모으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확인해 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정말 태양기전이 증자하는 주목적이 신문기사처럼 '생산설비의 확층'이고 '2조 원대 시장에 대비한 Capa 확대'일까요?

그 답은 태양기전의 재무제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증자 결정을 하기 한 달 전인 8월 17일에 공시된 반기보고서 중 일부입니다.

이 공시에서는 태양기전이 증자를 했어야 하는 이유가 나와있는데요. 이는 자본잠식과 관련된 상장폐지 요건입니다.

자본잠식의 판단시점

자본잠식이란 용어의 뜻은 회사의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작아지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자본금이 200억 원인데 자본총계가 200억 원이 되지 않고 190억 원이라면 5%만큼 잠식된 것입니다.

이 잠식률이 50% 이상이면, 즉 자본총계가 자본금의 절반을 넘지 않으면 관리종목에 해당하고 자본금이 완전히 잠식되어 자본총계가 마이너스가 되면 상장폐지에 해당합니다.

쉽게 생각해서 가지고 있는 돈보다 빌린 돈이 더 많으면 그 회사는 투자할 만한 가치가 없는 회사인 게 당연해 보이긴 합니다.

태양기전의 경우 반기 말 자본총계가 81억 원입니다. 반대로 손익계산서상 6개월 동안의 반기 순손실은 156억 원입니다. 전년도에도 당기순손실이 340억 원 규모였으니 대략 반기별로 150억 원의 손실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하반기에도 이 흐름이 이어지면 기말에 회사 자본은 자본잠식 상태가 될 확률이 매우 높아 보입니다.

상반기에 156억 원이던 적자 폭을 하반기에 절반 이하로 줄인다 하더라도 63억 원을 넘어서면 최소 50% 잠식으로 인해 관리종목에 편입되게 됩니다.

회사가 관리종목에 편입되거나 상장폐지되는 것을 방지하려면 자본을 늘려서 자본잠식을 피해야 합니다.

물론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자금을 생산설비 확층에 사용하기도 하겠지만, 설비투자 이전에 자본을 늘려 상장폐지를 막으려는 목적이 우선순위에 있었을 겁니다. 회사가 상장폐지당하면 생산설비 확충도 의미가 없으니깐요.

재무제표를 미리 확인했었다면 이 유상증자가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상할 수 있었을 겁니다. 자본잠식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호재보다는 악재로 평가했었겠죠.

실제로 유상증자 발표 후 시장에서도 악재라 판단하여 이틀간 주가가 14%나 하락했었습니다.

 

이처럼 자본잠식은 상장폐지의 요건이기 때문에 꼭 확인해야 할 사항 중 하나인데요.이 필수사항을 확인하지 않는 투자자들도 많습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그 실례인데요. 2016년 2월 29일 한국거래소는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해서 자본잠식으로 상장폐지가 우려되어 거래를 정지한다는 공시를 냈었습니다.

해당 공시가 나간 뒤에 투자자들의 반응은 당황스러움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삼성의 이름을 달고 있는 삼성엔지니어링이 상장폐지가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는 듯이 말이죠.

하지만, 분기보고서를 확인해보면 자본은 이미 자본잠식 상태였는데도 말입니다. 3분기 분기보고서를 보면 이미 자본잠식 상태였는데요.

그렇다면 왜 3분기 말에 거래 정지가 되지 않았을까요? 그 이유는 자본잠식에 대한 판단 시점이 '사업연도 말 현재'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분기나 반기 말 기준으로 자본잠식이더라도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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